"최순실 씨는 능력있는 사람입니다. 최순실 씨의 공덕을 제가 한번 얘기해 볼까요?"
지난 1일 법륜스님이 경기도 하남시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즉문즉설 강연에서 한 말입니다.
과오도 아니고 공덕이라니. 강연장에 있던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시아버님도 남편도 선거 때마다 새누리당만 지지해왔는데 최순실 사태가 터지니까 더 이상 못믿겠다고 한다"며 "중립내각보다는 탄핵을 해야할 것 같은데 야당도 마음에 안 들고 뉴스를 볼 때마다 짜증스럽다"고 호소하는 한 시민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습니다.
법륜스님은 우선 "질문자는 최순실 씨한테 고맙다고 해야한다"며 " ‘역시 능력 있다. 내가 그렇게 노력해도 안 되던데, 며칠 만에 우리 남편과 시아버지의 생각을 확 바꿔주었구나’ 해야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이어 법륜스님은 최 씨의 또다른 공덕을 말해보겠다며, 대구·경북 지역의 50대 이상 성인들이 지닌 지역주의를 깨뜨렸고, 대학생들의 사회비판 의식을 깨웠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국민들이 ‘진정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임을 확실히 각성하게 됐으니 좋은 일"이라고도 했습니다.
대통령 하야와 탄핵 요구가 나오는 데 대해선 "대통령을 탄핵하면 우리 속은 시원할지 몰라도 정치적 행위를 법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뒤처리가 깔끔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위헌 시비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하야하면 2개월, 즉 60일 안에 선거를 해야 한다고 규정돼있다. 60일 안에 선거를 하게 되면 우리는 좋든 싫든 ‘대통령제’ 선거를 또 치러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법륜스님은 "똑같은 시스템 안에서 누군가 5년 동안 대통령을 하면 지금의 상황과 거의 똑같은 결과를 빚을 확률이 높다"며 "감정과 현실은 다르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냉정한 현실을 짚었습니다.
법륜스님은 국민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걸 강조하면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되 댓글로 욕을 하는 것, 집회나 시위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것 두 가지만 조심하라"고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