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지난주 일본 박스오피스를 보시죠.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제외하고 전부 일본 방화와 애니메이션입니다.

뭐, 이건 이상할 것이 없는 당연한 일이며 한국의 사정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만 조금은 속을 파고 들어보면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TV드라마, TV애니메이션의 인기 때문에 극장용으로 제작됐다는 것입니다.  

 

위의 일본 박스오피스에 순위를 올린,

  • 고쿠센 THE MOVIE (출신 : TV드라마)
  • 루키즈 - 졸업 - (출신 : TV드라마)
  •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 파 (출신 : TV애니메이션)
  • MW (출신 : TV드라마)
  • 가거라 호빵맨! 다단단과 쌍둥이 별 (출신 : TV애니메이션)

 

5작품 모두가 오리지널 스토리에 의해서 만들어진 영화나 애니메이션이 아닌 이미 많은 일본 국민들이나 한국의 재패니메이션 팬들이 즐겨보는 일본 TV드라마, TV애니메이션들의 인기 때문에 만들어진 스페셜 버전 같은 것입니다. 솔직히 이런 일들은 전세계적으로도 거의 이례가 없는 일들로 일본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렇게 매년 제작되는 경우는 확실히 일본 한정으로 벌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 : '아기공룡 둘리", '사랑과 전쟁 극장판', '올드미스 다이어리 극장판', 미국 : '24 극장판 (제목은 잘 모름)', '심슨가족 극장판', 그외 ...)

 

뭐, 이런 영화 산업이 부럽다거나 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매년 어느정도는 정해져 있는 TV드라마, TV애니메이션들이 극장판용으로 제작되어 일본 극장가 간판을 채웁니다. 이런 작품들은 대부분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관객 타겟층 마냥 가족이나 연인들이 극장을 찾게 만들듯이 TV드라마와 TV애니메이션의 인기로 극장판화 된 작품들을 찾는 관객들 역시 주시청자층이 찾아오게 되고, 달랑 한 작품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의 시즌화, 애니메이션 장기간 방송화로 인해서 극장판화 역시 시즌화, 장기화를 이룹니다. 덕분에 해당 TV드라마, TV애니메이션의 팬들이 정해진 날짜가 되면 극장판화 된 작품들을 보기 위해 기다리고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아줘 이후에도 극장판화를 할 수 있도록 제작사를 지지해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에 비해 한국은 TV드라마의 인기가 좋다고 하더라도 극장판화가 이루어진 경우가 드물고,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흥행면에서 참패를 했기 떄문에 뭔가 시도를 해보고 싶어도 대부분 TV에서 끝내려고 하죠. 솔직히 인기 드라마였던 '꽃보다 남자' 나 '태왕사신기' 정도면 충분히 극장판으로 제작했어도 손익분기점을 낼 정도의 관객을 끌어들였을 것 같고, 극장내에서의 캐릭터 상품 등으로 어느정도 수익을 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이 이해가 안될 정도. 한때 무한도전의 TEO PD가 무한도전을 극장판화 하고 싶다고 했던 인터뷰를 본 적이 있고, 그게 정말 실현된다면 ... 하는 생각을 하는 팬들도 많았죠. 아직까지 꺽이지 않은 일입니다만 너무 오래 끌면 결국 도전하기 어려워지죠. (제 지인분중 한 분은 무한도전 1기인 무모한 도전떄부터 현재까지 모든 에피소드를 각각 DVD 1장에 담아 무한도전 DVD-BOX 를 만드신 분이 계십니다. 꽤나 고화질로 캡쳐해 일반적인 드라마 DVD 정도의 선명도를 제공해주더군요.)

 

 

매우 일반적인 박스오피스. 한국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국가의 박스오피스가 이렇죠.

 

 

하지만 일본과 같은 박스오피스를 볼 수 있는 국가가 또 있을까? 미국은? 인도는? 유럽은?

  결론은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겠죠. TV드라마와 TV애니메이션의 극장판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주 타겟층이 바로 시청자라는 것인데, 이점은 확실히 단점이며, 이미 한국 박스오피스에서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일본에선 2천만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모은 '춤추는 대수사선' 극장판이 한국에선 소리소문없이 내려갔던 것처럼 원작이라고 할 수 있는 TV드라마판을 소개하지 않은 상태에선 이 영화를 보고 재미를 느끼라고 말할 순 없죠. 이후 케이블방송에서 TV드라마판을 방송한 이후엔 해당 극장판에 대한 정보가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돌아 결국 극장판들이 정식 루트는 아닙니다만 웹상을 돌았고, 그 잔재미의 맛을 한국의 일드팬들에게 알려줬죠.

  이런 엄청난 수의 관객을 동원한 작품 역시 원작을 봐야만 이해할 수 있고,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면 만들 필요도 없고, 만든다고 하더라도 내수용에 만족해야 합니다. 그렇기 떄문에 미국이나 유럽은 할 이유가 없는 것이죠. 해외의 이런 시도는 국내 관객들에겐 대부분 외면 당했고, 더이상 수입도 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수입된다고 하더라도 원작을 보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는 스토리 구조로 제작된 작품이라면 가능. 좋은 예로 최근 국내에서 개봉을 결정한 '명탐정 코난 칠흑의 추격자' 로 이 작품은 원작이라고 할 수 있는 코믹스나 TV애니메이션판을 봐야만 100% 이해를 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관객들을 위해서 작품내 자세한 설명을 가미했습니다.

이런 시도를 한 이유중 하나는 바로 '명탐정 코난 극장판' 시리즈의 인기가 예전만 못했고, 팬들조차 끌어들이지 못한 설정과 소재를 이용해 작품을 만들었기 떄문에 수익을 내지 못하자 주 관객층이 아이들은 물론 아이들과 함께 오는 보호자들도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한 것. 이것은 TV드라마와 TV애니메이션의 극장판화의 단점을 해결한 좋은 사례들중 하나.

 

  과연 바람직한 걸까? 라고 생각해보면 확실히 영화에 둔감한 드라마족들에 엉덩이를 쿠션에서 떼어놔 극장까지 오게 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참고로 제 어머니도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는 동안은 그 어떤 일도 뒤로 밀어놓으시죠. 게다가 일주일에 최소 2번에서 5번은 방송을 하니 챙겨보지 않을 수 없는게 바로 한국의 드라마죠. 그렇기 떄문에 드라마 산업이 발전하고 아시아쪽엔 한류라고 해서 꽤나 판권 계약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죠. 

  이렇게 TV드라마가 발전한 국가에서 도입한다면 일본 이상의 성공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겠더군요. 드라마 자체의 시청률이 높다고 하더라도 극장판화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고, 이점 역시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예 TV드라마나 TV애니메이션을 제작할때 극장판화를 염두에 두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이미 원작의 인기가 대단했기 때문에 이런 기획이 가능했던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은 편입니다. 최근 후지텔레비에서 방송했던 TV애니메이션 '동쪽의 에덴' 에 경우 라스트 엔딩을 TV가 아닌 극장에서 확인하라도 아예 대놓고 말하고 있고, 후속으로 방송하는 '도쿄 매그니튜드 8.0' 역시 같은 기획. 이제는 시청자를 관객으로 만들 정도로 TV의 파워는 올라가고 있고, 방송쪽 스탭들이나 원작자들도 이런 패턴을 즐기고 있고, 돈도 벌 수 있기 떄문에 이런 기획을 기반으로 사업을 진행해 나간다고 합니다. 

 

장황하게 떠들긴 했습니다만 개인적으론 일본의 이런 시스템이 부럽긴 합니다.

  매년 120여편의 TV애니메이션과 90여편의 TV드라마가 방송하는 일본이고 이런 시스템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일본인지라 자신이 재미있게 봤던 TV애니메이션과 TV드라마가 잘하면 극장판화가 이루어질 수 있겠지! 하는 기대감을 초반부터 가질 수 있고, 해당 작품을 기다리는 맛도 상당합니다. TV에선 이런 저런 제약 때문에 시도하지 못했던 것들을 극장이라는 넓고 거대한 화면 만큼이나 자유로운 제작환경에서 만들어진다면 TV화면에선 느껴보지 못했던 것들을 감상할 수 있고, 느낄 수 있으며,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기대하게 되는 모양입니다.

  저 역시 국내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이런 작품을 극장판화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 꽤나 있었습니다. 과거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부터 최근의 '올인', '뉴하트', '베토벤 바이러스', '꽃보다 남자' 까지 팬의 지지율이 강한 작품이라면 충분히 극장에 올려도 돈이 아까워 시청자들이 관객으로 바뀌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 같고, 잘만하면 극장판의 성공으로 드라마의 생명이 좀더 길어질 수 있는 일도 벌어질 수 있을 겁니다. ^^

 

 

끝까지 읽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주저리 주저리 떠들기만 했는데 ...

잡담과 같은 글,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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