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메테우스'는 엔지니어와 인간 모두를 지칭하는 이름이다. 즉, 엔지니어는 인간이다. 인간은 진실을 알기 위해 엔지니어를 찾아 간다. 그러나 엔지니어의 눈은 어둡다. 이것은 진실을 앎으로써 눈이 멀게 되는 오이디푸스의 신화을 떠올리게 한다. 오이디푸스의 수수께끼는 다음과 같다. 아침에는 네 발, 점심에는 두 발, 저녁에는 세 발로 걷는 것은 무엇인가?
프로메테우스호는 네 개의 발로 착륙한다.
프로메테우스호의 인간은 네 발로 깨어난다.
그리고 두 발로 일어나 세 발로 걷는 아버지를 증오의 눈으로 바라본다.
프로메테우스호의 승무원들은 '피라미드'라고 불리는 인공 구조물을 향해 간다. 피라미드의 꼭대기에는 스핑크스를 연상케하는 얼굴이 새겨져 있다. 오이디푸스는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풀어야 한다. 이 수수께끼의 답은 인생이다. 프로메테우스는 인생의 수수께끼에 대한 이야기다.
오이디푸스에게 인생은 하루다. 하루는 24시간이다. 프로메테우스호의 비상구에는 '24'라는 숫자가 쓰여져 있다. 비상구 앞에는 일종의 금지된 나무인 크리스마스 트리가 있다. 인생의 답은 섹스다. 섹스는 인류가 불멸을 획득하는 방법이며,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는 신적인 힘이며, 성인의 특권이다. 그러나 원죄다. 원죄로부터 인류를 구원하는 것은 예수다. 프로메테우스는 새로운 예수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다.
프로메테우스의 섹스씬. 남자는 인류의 아버지인 엔지니어의 형상 속에서 나타난다. 그리고 불임 여성과 섹스를 한다. 불임 여성은 동정녀 마리아에 대한 은유다. 신은 마리아의 아버지다. 동시에 남편이다. 그리고 아들인 예수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그러나 이 예수는 괴물이다. 이 괴물이 원하는 것은 인류의 구원이 아닌 최후의 심판이며 신의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무자비한 학살과 복수다. 이것은 잘못된 답이다. 인생의 수수께끼는 계속된다...
인간은 다시 네 발로 걷는다.
그리고 다시 두 발로 일어나 성장을 시도한다.
그러나 인류가 올바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이 절름발이 아버지를 넘어서야 한다.
인류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아버지인 엔지니어와는 다른 존재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 인류의 아버지는 일종의 절름발이다. 그는 오이디푸스처럼 어두운 눈을 하고 있다. 그리고 한쪽 다리가 부러진 채 폭포 아래로 추락한다. 그는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지상으로 내려오는 예수처럼 보인다. 그러나 날개를 잃고 추락하는 타락천사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는 신이다. 그러나 동시에 악마다. 그는 지구를 파괴하려는 절름발이 기술자인 헤파이스토스며, 절름발이 영웅이자 악당인 오이디푸스다.
엔지니어의 DNA는 소용돌이치는 사다리의 형상을 이룬다. 이것은 더 높은 곳으로 오르고 싶어하는 욕망의 상징처럼 보인다. 천국의 사다리를 꿈꾸는 절름발이 야곱의 DNA처럼 보이기도 한다.
야곱의 또 다른 이름은 '이스라엘'이다. 인류는 고대 유적에 새겨진 여섯 개의 별들을 따라 약속의 땅으로 향한다. 이스라엘의 상징은 여섯 개의 모서리를 가진 '다윗의 별'이다.
'다윗'은 데이빗이다. 다윗은 거인에게 도전하는 소년이다. 데이빗은 성장이 금지된 로봇이다. 그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문을 연다. 문 너머에서 나타나는 것은 일종의 신전이다. 데이빗은 이곳에서 창조의 권력인 검은 액체를 손에 넣는다. 그는 이렇게 신적인 존재로 성장한다. 그러나 그의 창조는 파괴를 통해 이루어진다. 그는 자신의 인격을 모독하던 찰리를 죽게 만든다. 그리고 괴물을 탄생시킨다. 파괴를 통한 창조. 그것은 혁명이다. 프로메테우스는 혁명가들의 이름이다. 혁명의 결과는 단두대에서 목잘린 머리다.
데이빗은 거인의 목잘린 머리를 본다. 그러나 이것은 데이빗 그 자신의 머리처럼 보인다. 혁명가는 권력자의 목을 자르고 권력자가 된다. 그러나 단두대에서 그 자신의 목도 잘리게 된다.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죽이고 아버지가 된다. 그러나 스스로의 눈을 찌르게 된다. 데이빗의 손가락은 엔지니어의 눈을 찌르고 있다. 오이디푸스가 깨달은 진실은 "너 자신을 알라"이다. 데이빗은 인간이 되길 원하는 피노키오와 같은 존재다. 엔지니어의 헬멧은 피노키오처럼 긴 코를 가지고 있다. 데이빗은 자신의 눈을 찌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목을 자르고 있는 것이다.
목잘린 데이빗은 아버지에게 "좋은 여행"이 되라고 말한다. 데이빗은 일종의 예수다. 예수의 아버지는 예수다. 그는 자신에게 "좋은 여행"이 되라고 말한 것이다. 눈먼 오이디푸스는 딸의 도움을 받아 속죄의 여행을 떠난다. 데이빗은 엘리자베스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여행을 떠난다...
데이빗은 이 영화의 예수다. 그리고 엘리자베스는 이 영화의 성모 마리아다. 성모 마리아는 예수의 어머니며 아내며 딸이다. 그녀는 눈먼 오이디푸스의 길을 인도하는 딸이며, 아내며, 어머니다. 그녀는 이 영화의 모든 여성을 대표하는 인물이며, 데이빗은 모든 남성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데이빗과 엘리자베스는 이 영화의 새로운 아담과 이브다. 이들이 새로운 인류의 역사를 시작할 것이다.
재밌는 해석이네요.
출처:http://muizium.egloos.com/8506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