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민주당 도청의혹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2011년 ‘민주당 도청의혹 사건’ 당시 KBS와 한나라당의 커넥션이 있었다고 뉴스타파가 단독 보도했다. 이 사건은 민주당 최고위원 및 문방위원들이 2011년 6월23일 수신료 인상관련 회의를 진행한 다음날(24일)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이 녹취록이라며 회의 내용 폭로해 도청 논란이 불거졌다. 한 의원은 언론인터뷰에서 “문건은 민주당이 작성한 것을 제3자에게서 받았다. 문건의 작성자는 민주당이고 KBS에서 받지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8일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2011년 당시 임창건 KBS 보도국장은 KBS가 민주당 대표회의실을 도청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야당에서 이야기하는 그런 도청은 아니었지만 민주당 사람 도움을 받아 녹음기 같은, 핸드폰 같은 것을 민주당 누가 갖다 (놔)줬다”고 말했다. 회의 참석자가 아닌 자가 몰래 회의를 녹음했다면 통신비밀보호법 상 불법도청이다. 도청사건공소시효는 10년이다.

임창건 전 보도국장은 한선교 의원이 폭로했던 녹취록이 KBS가 만든 것이냐는 뉴스타파 취재진의 질문에 “그 문건은 우리가 만든 것이다. 녹취록은 아니고 발언을 정리한 보고서를 우리가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보고서 문건을 한나라당 측에 건네준 사람도 KBS 인사였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뉴스타파는 “KBS인사가 수신료 인상을 관철시키기 위해 민주당의 수신료 관련 회의내용을 몰래 녹음해서 일종의 보고서를 만든 뒤 이를 한나라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간사였던 한선교 의원에게 건네줬다는 뜻”이라고 보도했다.

임창건 전 보도국장은 “회사의 업무 성격상 (당시) 대외업무는 보도본부장이 관장했다”고 밝혔다. 당시 보도본부장은 고대영 현 KBS사장이다. 고대영 사장은 2015년 11월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도청은 없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2011년 당시 민주당은 한선교 의원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혐의로 고발했지만 경찰과 검찰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처분했다. 고 사장은 뉴스타파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뉴스타파는 “KBS가 (2011년) 수신료 인상이라는 자사 이익을 위해 기자들을 대규모로 동원해 야당 최고위원들의 발언내용을 담은 문건을 만들었고, 이를 여당 정치인에게 은밀하게 전달했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어떤 형태로든 회의 당사자가 아닌 사람이 몰래 녹음한 사실이 거의 확실시 돼 이른바 민주당 도청사건에 대한 전면적 재수사가 불가피해졌다”고 보도했다. 수사와는 별개로 당시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은 고대영 KBS사장에 대한 사내외 비판여론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2011년 7월 영등포경찰서가 KBS 국회출입 기자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하며 증거를 찾나 싶었으나 해당 기자가 핵심증거물이 될 수 있었던 휴대폰과 노트북을 잃어버렸다고 주장하며 미궁에 빠졌다. 당시 경찰 수사관은 뉴스타파와 인터뷰에서 “(핸드폰 위치추적 결과) 이날(2011년 6월23일) 밤 7시쯤 KBS 정치부기자들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밥을 먹었고 다음날 한선교 의원이 (녹취록을) 터뜨렸다”고 주장했다.

KBS는 뉴스타파 보도와 관련해 “이강덕 당시 KBS 정치부장에게 확인한 결과 KBS는 한나라당 쪽에 (민주당 회의) 보고서를 전달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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