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당일 참사 8시간이 흐른 후...
실종자가 바다에 떠 있는 것이 아니라 침몰하는 배 안에 갇혔다는 기본 정보를 대통령이 놓치고 있었다.
위기관리 시스템 붕괴는 그렇게 전국에 생중계되었다.
참사 다음날, 실종자 가족들이 머무는 진도체육관에 방문한 박대통령.
정부의 초기대응에 대한 '사과'는 커녕, 열심히 구조하는 공무원들에 대해 "옷벗기겠다"는 협박을 거듭.. 효율적인 구조와는 동떨어진 묘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실종자 가족들과의 거리는 눈에 안보이는 벽에 막힌듯 했다.
청와대는 유가족이 아닌 일반 조문객을 섭외해서 '위로'하는 연출샷을 찍어 논란을 만들었다.
불신과 불통의 골이 깊어지게 된 결정적인 사건이다.
설정샷의 역사에 깊이 남을 사진이 됐다.
참사 20일이 훌쩍 지난 어느날,
답답한 심정에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유가족들...
하지만 대통령은 만나주지 않았다. 의사소통은 전혀 없었다.
박대통령의 대답은 경찰로 둘러싼 장벽이었다.
유가족들의 면담 요청이 있은지 일주일이 넘은 어느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박대통령이 면담을 허락한다.
이 때 한달간 불통으로 일관했던 박대통령이 갑자기 눈물샷을 찍는다. 하나의 거대한 이벤트를 위한 예고편이었던 셈.
면담 후 유가족은 "면담으로 얻은 게 없다"고 말한다.
유가족은 얻은 게 없고, 박대통령은 눈물샷 하나를 얻어냈다.
대국민사과 예고편만 2주일..
선거를 10일 정도 앞둔 타이밍에서 전국에 생방송으로 방송되는 카메라 앞에서 눈물을 흘린다.
34일간 불통의 정점을 찍은 날이다.
한달 이상 유가족과의 모든 소통을 차단했던 박대통령은 생방송 카메라 앞에선 달랐다.
선거 10일 앞둔 시점에서의 지지율 하락은 ...
노무현 탄핵 역풍 때의 박근혜 대표처럼, 눈물을 절로 나오게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