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호의 방송 출연이 있은 직후, 인터넷에는 현호가 원래부터 '연예인 지망생' 이었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예비스타>라는 다음 카페에 현호의 엄마가 올린 게시물을 살펴보면, 현호의 프로필 사진과 방송 출연 희망글 등 상당히 다양한 글이 올려져 있다. 또한 이 글 속에선 현호가 SD 엔터테인먼트 13기 소속으로 아역배우로 활동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SD 엔터테인먼트는 아역 탤런트, 어린이 응원단 등을 집중적으로 육성, 관리하고 있는 연예 회사다.
다만, SD 엔터테인먼트 확인 결과 현재 현호는 SD 소속 연예인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다. 고로 [안녕하세요] 출연은 SD 엔터테인먼트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일로 보인다. 하지만 시트콤 [볼수록 애교만점], [자유인 이회영] 등에 출연했고 화보 촬영까지 한 '연예인 지망생' 현호가 불과 1년 반만에 [안녕하세요]의 '육아고민남'으로 방송에 출연한 건 다소 부자연스러운 일이다. [안녕하세요] 출연을 기회 삼아 연예계로 진출하려는 속셈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건 당연한 현상이다.
연예인 지망생 논란이 터진 직후, <예비스타>에 올려져 있던 현호 관련 글은 모두 삭제 됐다. <예비스타> 관리자가 현호와 관련 된 게시물만 골라서 삭제했을리는 만무하고, 분명 글을 올린 현호 엄마가 삭제를 한 것일텐데 '찔리는 것'이 없다면 왜 굳이 2년 전 프로필 사진과 홍보글을 지웠어야 하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다. 불필요한 논란 때문에 아이가 상처 받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이야기 한다면야 할 말 없지만 말이다.
현호가 연예인 지망생라는데 태클을 거는 건 아니다. 하지만 [안녕하세요]가 그의 연예활동을 위해 거쳐가는 발판 내지 홍보목적으로 이용되었다면 이건 문제가 꽤나 심각하다. [안녕하세요]에서 가장 중요한 건 출연자의 고민을 듣고 공감해 주는 '진정성'에 있는데, 현호가 연예계 데뷔를 이유로 방송에 출연했다면 이 진정성이 상당히 훼손되기 때문이다. 어떠한 목적을 갖고 방송에 출연하는 건 순수한 마음으로 TV를 보는 많은 시청자들을 우롱하는 처사다.
여기서 또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 있다. 과연 현호가 걱정이라고 들고 나온 '육아고민'은 전적으로 믿을만한 "사실"인가 하는 것이다. 현호는 [안녕하세요]에 출연해 네 명의 어린 동생들을 돌보는 바람에 친구들과 나가 놀 시간도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동생을 목욕시키는 사진, 옷 갈아입히는 사진 등을 증거로 내밀었고 방송에선 인형을 상대로 능숙하게 기저귀를 갈기도 했다. 14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만큼 어른스러운 현호의 모습에 신동엽-이영자 등 MC들은 혀를 내둘렀다.
또한 현호는 엄마에게 "3일에 한 번은 나가서 놀게 해달라. 아빠도 일찍 들어오셨으면 좋겠다" 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현호의 엄마는 이런 현호에게 별다른 미안한 기색도 없이 "사실은 놀거 다 논다. 아이가 여가 시간을 활용 못하는 것일 뿐" 이라고 얘기 했고, "현호도 공부를 해야 할 거 아니냐?"는 패널들의 물음엔 "공부는 둘째 다빈이가 하면 된다"는 충격적인 답변을 해 좌중을 경악케했다. 현호를 위해 카페에 글을 남길 정도로 열성적이었던 엄마가 어떻게 1년 반만에 이런 말을 내뱉는 사람으로 뒤바껴 버린 것일까.
그런데 이상하다. 2010년 8월 25일 SBS에서 방송된 [뉴스추적] '내 아이가 마시는 음료수의 진실' 편을 보자. 재밌는 건 이 편에 현호가 나왔다는 것이다. 이 곳에서 현호는 음료수를 너무 많이 마셔서 주의력 결핍에 충동적 성향이 강한 아이로 출연했다. [뉴스추적] 속 현호는 [안녕하세요]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아이였다. 시종일관 몸을 가만히 두지 못했고, 바닥을 뒹굴었으며, 공부에 조금도 집중하지 못했다.
[안녕하세요]의 현호는 이런 아이가 아니었다. 엄마 대신 네 동생을 척척 돌보는 누구보다 '어른스러운' 아이였다. 패널로 나온 최효종이 "14살 아이가 사춘기가 아니라 주부 우울증이 걸리겠다" 고 이야기 할 정도였으니 이만하면 말 다한 것이다. 또한 현호는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해서 센스있게 말하는 능력도 갖추고 있었고, 상당히 긴 녹화 시간에도 불구하고 산만한 모습 따위는 보이지도 않았다.
헌데 불과 1년 반 전에 출연했던 [뉴스추적]에서 현호는 하루에도 음료수를 4~5캔씩 벌컥벌컥 마시며 조금도 몸을 가만히 두지 못하는 등의 이상행동을 보이고 있었다. 당시 현호 엄마는 "현호가 평소에도 가만히 잘 안 있는다. 손으로도 막 움직여야 하고, 발도 동동 굴러야 하고...얌전히 앉아 있는 아이가 아니다." 라고 이야기 한다. 게다가 현호가 다니는 학원 선생님은 "집중력을 100%라고 치면, 다른 아이들은 70%, 80%인 것에 반해 현호는 40% 밖에 안 된다" 고 말한다.
현호 역시 이 말에 부응이라도 하듯 의자에 앉았다가, 다리를 꽜다가, 바닥에 엎드렸다가 정신없는 행동을 계속 반복한다. 또한 공부를 하려다가 채 몇 분도 하지 않고 책을 덮어 버린다. "왜 하다 말아요?" 라는 [뉴스추적] 제작진의 물음에 현호는 "집중이 안 돼서요" 라고 대답한다. 이 정도면 심각한 수준이다. 산만함이란 말을 뛰어 넘어서 일종의 행동 장애, 주의력 결핍 장애가 약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봐야 맞다.
아니나 다를까, 현호의 상태를 검사한 의사는 "충동적인 성격 때문에 통합을 잘 못하는 아이" 라면서 "일반적으로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전두엽 관리 기능이 떨어진다." 고 덧붙인다. 현호의 엄마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이제 음료수 마시는 것을) 자제해 줬으면 좋겠어요" 라는 말을 한다. [뉴스추적]을 보고 있노라면 영상 속 현호가 우리가 알고 있는 그 현호가 맞는지 혼란스럽다. 심지어 현호 엄마의 이미지도 [안녕하세요] 와는 상당히 다르다.
현호는 [안녕하세요] 출연 당시 둘째 동생이 태어날 때부터 육아를 시작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현호 엄마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가만히 못 앉아있는' 현호에게 고민없이 어린 동생을 맡겼단 말인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일 뿐더러, 만약 ADHD 초기 증상인 아이에게 육아를 강요했다면 이건 부모로서 심각한 자격 미달이다. 재밌는 건 [뉴스추적] 속 현호의 모습은 육아와는 전혀 거리가 먼, 음료수에 심취한 문제 아동으로밖엔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과연 무엇이 진실일까. [뉴스추적]의 현호가 진짜일까, [안녕하세요]의 현호가 진짜일까. 아니면 둘 다 거짓인걸까. 백 번 양보해서 이렇게 생각할 수는 있겠다. 1년 반 전 음료수를 과도하게 많이 마시고 주의력 결핍 장애에 충동적 성향을 갖고 있던 현호가 엄마와 아빠의 헌신적인 노력과 치료 덕분에 이제는 네 명의 동생을 싹싹하게 돌보며 육아고민을 할 정도로 어른스럽게 성장했다고 말이다. 하지만 여전히 뒷맛은 찝찝하고 씁쓸하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재밌는 사실이 있다. [뉴스추적]에는 음료수를 너무 과도하게 섭취해 문제가 된 아이가 두 명 나왔다. 한 명은 세 살짜리 여자아이였고, 한 명은 현호다. 대개 이런 좋지 않은 내용에 자기 아이를 출연시킬 때 부모는 모자이크와 가명을 쓰길 바라는 법이다. 혹여나 나중에 아이에게 불이익이 있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그런데 세 살짜리 여자아이는 모자이크 처리가 된 반면 현호는 얼굴이 그대로 노출되어 나왔다. 당시 현호는 SD 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으로 아역 배우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아이였다. 주의력 결핍 장애 운운할 정도의 이야기를 듣는 건 이미지 상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호는 가명도 쓰지 않았고, 얼굴도 빈번하게 노출했다. 그렇게라도 TV에 출연해 얼굴을 알리는 것이 현호에게는 이득이라고 판단한걸까. 어쩌면 [뉴스추적]이야말로 현호의 진정한 '연예계 데뷔작'일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안녕하세요] 속 현호의 고민이 다소 과장되긴 했겠지만 모두 거짓이라고 보진 않는다. 하지만 [뉴스추적]에 주의력 결핍 아동으로 출연했다든지, 원래부터 연예계 지망생이였다든지 하는 숱한 의문과 의혹들은 현호의 '순수성'을 훼손하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어찌되었든 국내 유수의 기획사에 러브콜을 받고 있는 마당에 털고 갈 것은 확실히 털고 가는 것이 좋다. 진실을 덮으면 덮을수록 드러나게 되어 있다. 숨긴다고 해결 되는 일은 더더욱 아니다.
한 네티즌은 현호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대국민 사기극을 당한 느낌" 이라고 토로했다. 현호를 이렇게 '의혹투성이 아이'로 만든 건 전적으로 부모 탓이다. 현호는 아직 제대로 된 판단능력조차 없는 14살 어린 미성년자일 뿐이다. 부모가 먼저 사실을 밝히고, 사과할 건 사과하고, 해명할 건 해명해야 한다. 특히 어렸을 적부터 현호를 '연예인'으로 키우고 싶어했던 현호 엄마는 더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책임이 있다.
현호는 '5연승'을 하며 상금 1000만원과 함께 [안녕하세요]를 떠났다. 하지만 그가 떠난 자리에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의문들과 궁금증, 숱한 의혹과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연예 기획사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본격적인 연예 활동을 예고하고 있는 현호가 과연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갈까. 부디 현호가, 현호의 부모가 '진실'을 이야기 해 주길 기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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