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에 기반한 의견은 항상 최대의 폭력으로 지탱된다.
- 프란시스 제프리
2016년 6월 12일 새벽 2시.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의 게이 나이트클럽 펄스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진다.
사망자 49명
부상자 53명
9.11 이후로 미국 역대 최악의 테러 사건
범인은 아프가니스탄계 이민자 2세 미국인 무슬림
오마르 마틴
마틴은 소총으로 입구를 지키고 있던 경찰을 쏜 후
클럽으로 들어가 무차별로 총을 난사했다.
사방을 울리던 클럽 음악 소리,
사람들은 범인이 총을 난사한 이후에도
심각성을 제대로 눈치채지 못했다.
아버지의 증언에 따르면 '지나가던 게이 커플을 보고 격앙'되어 이러한 일을 저질렀다고 한다
범인은 아수라장이 된 클럽 문을 닫고,
천천히 한 명씩 찾아 잔인하게 죽이기 시작했다.
펄스 나이트클럽의 공식 페북에선
'모두 도망쳐라'라는 글이 올라왔다.
한 남성은 '그가 다가오고 있다'며 어머니에게 문자를 주기도 했다.
이 남성은 끝내 범인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범인은 클럽 안의 사람들을 인질로 붙잡고
3시간 가량 경찰과 대치하였다.
SWAT가 벽을 뚫고 진입하였고,
이 과정에서도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범인은 총격전 끝에 사살되었다.
거주지로부터 100KM나 넘게 떨어진 범행 장소
아들이 게이 커플을 보며 분노했다던 아버지의 증언
호모포비아가 낳은 최악의 총기난사
오바마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이 참사를 증오범죄가 낳은 최악의 테러로 규정했다.
전 세계에서 추모 물결이 일었다.
에펠탑은 무지개 빛깔로 조명을 밝혔다.
이 일을 남일처럼 여길 수가 없었던
한 가수
시아 풀러
(Sia Furler)
줄여서 시아(Sia)
다비드 게타와 같이 작업한 Titanium으 로
빌보드를 점령한 그 가수,
그리고 수많은 가수들의 히트곡을 만든
작곡가이기도 하다.
'You shoot me down, but I won't fall
I'm a titanium'
'너는 나를 쏘지, 하지만 쓰러지지 않아
나는 티타늄이니까'
시아는 남 못지 않게 굴곡진 인생을 살았다.
이중인격을 지닌 아버지밑에서 자라 부모와 이별하고
대마초를 피우던 어린 시절,
호주 출신으로서 겪던 긴 무명의 시간,
만나기로 약속했던 날 남자친구의 갑작스러운 죽음
5번째 정규 음반 <We Are Born>의 인기로
팝계에서 인지도가 서서히 올라가자
강제로 매체에 의해 양성애자 아웃팅 을 당하면서
그로 인한 우울증세와 공황장애로
자살 시도까지 했었던 과거가 있었다
Titanium의 성공으로 인지도가 크게 상승했지만
시아는 계속되는 우울증과 대인기피로 인해
더 이상을 가수 생활을 하고 싶지 않아했다.
하지만 음반사와의 계약상
한 장의 정규 음반을 더 발표했어야 하는 상황
시아는 마지막으로 활동하는 대신
'얼굴 없는 가수' 로 활동하는 것에
합의를 본다
그리고 나온 음반
<1000 Forms Of Fear>는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기록했다.
마지막이 될 줄 알았던 음반의 대성공으로
열정을 되찾은 시아는
재활에 성공한 이후 또 다시 작업에 돌입했고
아델, 리한나 등이 거절했던 곡을 모아
7번째 정규 음반 <This Is Acting>을 발매했고
이 또한 성공했다.
그리고
이 음반의 디럭스 버젼에 수록된 곡
'The Greatest'
뮤비 초반 매디는
바디페인팅을 눈가 밑으로 칠하는데,
이는 무지개색 눈물을 의미하며,
무지개는 동성애 지지를 상징한다.
매디는 철창 안에서
죽은 사람들을 깨우는 듯한 제스쳐를 취한다.
이윽고 죽은 사람들이 꿈틀거리며 일어난다.
매디는 감옥같은 곳에서 댄서들을 구출하는데,
수많은 댄서들은 참사의 희생양을 의미하고
철창 안의 어두운 분위기는 클럽을 연상시킨다.
매디는 사람들을 불러모아 격정적인 춤을 춘다.
댄서들의 수는 49명.
참사의 희생자 수 역시 49명이다.
노래가 끝나고,
모든 사람들이 쓰러진다.
그리고 처음 사람들을 깨웠던
매디 혼자 눈을 뜬다.
희생자들을 두고 혼자 남은 매디는
눈물을 흘리고, 이렇게 뮤비는 끝이 난다.
단지 추모하는 의미에서 만 그치지 않고,
동성애를 향한 편견과 폭력적 스탠스가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 어떠한 파괴를 가져다주는지 보여주는 뮤비
최악의 참사 속에서
본인이 뉴스를 보며 느꼈던 죽음 앞에서의 무력함,
그리고 편견에서 싸워나가겠다는 의지를
매디를 통해 드러낸 시아.
시아와, 그리고 그녀의 페르소나
매디 지글러의 묘한 방식으로 표현한 명곡
The Greatest
사람들은 3억 뷰의 조회수로
이에 호응해주었다.
I'm free to be the greatest
I'm alive
나는 위대해질 자유가 있어
나는 살아있어
1:20
올랜도 총기난사가 벌어진 바로 다음날
'올랜도' 콘서트장에서 공연이 약속 되어 있었던 시아
결국 노래를 부르다 울음을 터트리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