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잘못 맞나요? 논란의 교통 단속




지난해 걷힌 교통범칙금과 과태료가 무려 8천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특히 경찰이 직접 운전자를 적발해 스티커를 끊는 범칙금의 경우 적발 건수와 금액이 해마다 크게 늘고 있는 추세인데요.

단속에 문제가 있다는 불만이 적지 않습니다.





사업차 경북 구미에 갔다가 직진 금지 위반으로 단속된 김현수 씨. 김씨가 주행하던 3차로는 우회전 전용이었지만, 타지역에서 온 김씨는 이를 알지 못했습니다.

노면 표시만 있을 뿐 표지판 하나 없다 보니 초행길인 차들은 속수무책이었다고 합니다.

[김현수]
"(걸린 사람들) 물어봤더니 전부 다 외지 사람들이에요. 한 사람은 문경에서 오고 한 사람은 대전에서 내려오고…. 우리나라에 중소도시에 3차선 도로에 우회전만 딱 된다는 그건 아는 동네 사람들이나 알지 외지에 있는 사람들은 전부 다 잡힌다는 얘기지"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에 있는 입장졸음 쉼터. 이곳에서 고속도로로 진입하다가 갓길 위반으로 단속된 이상범 씨는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이상범]
"보다시피 (가속구간이) 너무 짧은 거예요. 그럼 여기서 바로 접속을 못 하니까 가변차로를 겹쳐서 어느 정도 달려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그걸 위반했다고 한다고 한다면 이게 뭐 말이 되느냐. 도로 구조가 잘못된 거지"

이곳을 둘러본 교통사고 전문가는 갓길 위반을 피하려다가 더 큰 사고가 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변동섭/교통사고 감정사]
"도로공사 기준으로 보더라도 (가속차로가) 360m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 150m밖에 안 되니까 절반도 안 되는 셈이죠. 거기에다가 한 개의 차로를 건너 뛰어가지고 합류를 하려면 얼마나 위험합니까. 가속은 안 되죠. 곧바로 합류해야죠. 통행량은 많죠"

감사원도 전국 졸음 쉼터의 70%가 설치기준 미달로 사고우려가 높다고 지적했지만 이씨의 이의제기는 경찰과 법원에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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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에 사는 유덕준 씨 부부는 두 달 전, 시 외곽지역을 달리다가 단속을 당했습니다.

[당시 블랙박스 영상]
(신호위반 하셨습니다.) 예?
(신호 못 보셨어요?) 저희 신호 없었는데요. 깜빡깜빡 진짜 못 봤는데…. 어머 아저씨 진짜 저희 신호 없어가지고 천천히 왔어요.
(아이 참, 위반하셨어요.) 어머어머 어떡해. 이거 좀 한번 볼게요. (보세요)

하지만, 블랙박스를 아무리 돌려봐도 차량이 주행하는 동안 신호는 계속 파란 불 경찰에게 말했더니 그냥 가라고 했습니다.

[유덕준]
"제가 이제 당당하게 블랙박스 영상 확인해 보시라고 하니까 그냥 가시라고 하더라고요."








한춘희 씨도 인천에서 비슷한 일을 당했습니다.

[한춘희]
"계속 직진하고 있는데 좌회전 신호가 들어와 있더라고요. 그래서 좌회전 신호보고 그대로 좌회전을 했거든요."

갑자기 골목 구석에서 나타나 신호 위반이라며 차를 세운 경찰 그러나 블랙박스 얘기를 꺼내자 역시 확인도 않고 그냥 가라고 했다고 합니다.

[한춘희]
"단속을 한다고 하면 객관적인 기준으로 단속을 해야 되고 제가 위반 안 했다고 증거가 있다고 하면 최소한 증거라도 확인을 한다든가 해서 맞으면 잘못한 거에 대해서 사과라도 하고"

경찰이 직접 단속해 부과하는 교통범칙금은 2012년 620억 원에서 지난해 1,761억 원으로 3년 사이 3배 가까이 늘어났고 올해도 7월까지 부과된 금액만 1,300억 원이 넘습니다.